부사, 혹은 접미사가 ‘이’로 끝나는지 ‘히’로 끝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매번 틀리면서도 헷갈리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곰곰이 곰곰히 / 일일이 일일히 / 깊숙이 깊숙히 같은 단어는 알면서도 발음 나는 대로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시간에는 3개 단어의 표준어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와 ‘히’를 구분하는 방법은 있지만 사람마다 발음이 다르고 <표준 발음법>에도 이런 내용을 규정한 항목이 없기 때문에 그냥 사전에 나온 표준어를 외우는 게 편하다.
곰곰이
부사 뒤에는 부사형 접미사 ‘이’를 붙이는데 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을 의미하는 곰곰은 생각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부사이기 때문에 ‘곰곰히’가 아닌 ‘곰곰이’로 표기합니다.

- 깊게 생각하는 모양을 가리키는 단어
- ‘곰곰히’는 ‘곰곰이’의 비표준어다.
예문
그녀는 처음 도전에 실패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싸우고 나서 곰곰이 돌아보면 내 잘못인 경우가 많다.
여자친구가 화난 이유를 곰곰이 되짚어 봤지만 이유를 모르겠다.
계약 조건은 좋아 보이지만 손해는 아닌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초면인 줄 알았지만 기억을 곰곰이 더듬어 봤더니 아는 사람이다.
곰곰이(O), 곰곰히(X) – 발음은 곰:고미가 된다.
일일이
예전에는 ‘일일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매일을 의미하는 일일 뒤에는 부사형 접미사 ‘이’를 붙이기 때문에 일일이를 표준어로 사용해야 합니다.
- 하나씩 하나씩
- 한사람 한사람씩
- 자세하고 세심하게
- 하는 일마다 모두
예문
결혼을 앞두고 결혼식에 초대할 친구를 한명씩 일일이 만났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신입이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해줘야 한다.
농약을 뿌리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벌레를 잡아서 건강에 좋다.
직원을 뽑았더니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업무를 할 수 있다.
컴퓨터가 아닌 종이 책은 일일이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다.
일일이(O), 일일히(X) – 발음은 일리리가 된다.
깊숙이
발음의 영향으로 ‘깊숙이’보다는 ‘깊숙히’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비표준어이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되고 끝음절이 ‘-이’로 끝나기 때문에 ‘깊숙이’를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 위에서 밑바닥, 겉에서 속까지 멀고 으슥함
- 안개나 어두움이 으슥하고 자욱하게 깔림
예문
만나면 곤란한 사람과 마주칠까 봐 모자를 깊숙이 써야 했다.
선생님 말씀을 마음 깊숙이 새겨 지금의 내가 잘 될 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바다 깊숙이 들어가서 놀지 말라고 당부했다.
췌장은 인체에 깊숙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그녀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해서 마음속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깊숙이(O), 깊숙히(X) – 발음은 깁쑤기가 된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어야 하지만 ‘히’로만 나거나 ‘이’, ‘히’로 난다면 가만히, 간편히, 나란히, 솔직히처럼 ‘-히’로 끝나야 합니다.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오래전부터 ‘-히’로 발음하던 습관 때문에 표준어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표준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발음을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